제주4.3 들어보기는 했는데

태극기 정용성 作, 일장기에 먹으로 태극기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(4·3평화기념관 내 전시작품)

우리는 제주4·3이 제주 사람들이 억울하게 많이 죽은 사건이라는 정도는 압니다. 그런데 또렷하게 그려지지가 않는 이유는 뭘까요? 사실 그게 왜 일 어났는지, 언제적 이야기인지 그리고 그걸 내가 왜 알아야하는지에 대해 사실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요?

기억이 말살당한 곳에는 역사가 없는 것입니다. 역사가 없는 데는 인간의 존 재가 없는 것입니다.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은 사람이 아닌 주검과 같은 존재입니 다. 반세기가 넘도록 기억을 말살 당한 4·3은 한국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입니다. 입 밖에 내놓지 못하는 일, 알고서도 몰라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. 나는 이 것을기억의 자살이라고 불렀습니다. 공포에 질린 섬사람들 자신이 스스로 기억 을 망각으로 들이 쳐서 죽이는기억의 자살인 것입니다. 김석범 (소설가)

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. 현대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본 적이 없었으니까요. 일제가 물러 간 뒤에도 친일파가 다시 권력을 잡았고, 그 과정에서 저지른 과오 들을 그들은 숨겼던 거지요. 그리 고 그들 권력이 오늘날 적폐세력 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. 그러 니 그동안 숨겨왔을 밖에요. 이제는 이야기해야겠지요.

왜 그런 억울한 죽음이 있었는지, 아니 그보다도 그 사건이 내 삶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말입니다. 적폐세력의 올바른 청산은 그 뿌리부터 알아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. 그 뿌 리는 바로 해방정국에서부터 살펴야 찾을 수 있습니다.

2018-01-18T17:29:50+00:00